2020년 September 8일 By goingmart78 미분류
서울 한 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계되지 않음. /사진제공=뉴스1
서울 한 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계되지 않음. /사진제공=뉴스1

“우리(한국노총 조합원) 채용하면 민노(민주노총)에 시달리는 부분이 해결된다”동행복권파워볼

“채용 안 하면 공사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알아서 판단하라”

지난해 마포구청이 발주한 100억 원대 공공사업을 수주한 A 중소건설사 현장 관리자가 최근 한국노총 관계자로부터 ‘채용 압박’을 받으면서 들은 말이다. 마치 조폭 영화 한 장면 같은데, 실제 건설현장에선 ‘관행’이란 이유로 아무런 제재 없이 벌어진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건설사 이외 중소건설사가 시공하는 현장에서도 노조의 무리한 조합원 채용 요구가 잇따른다.

위 대화의 요지는 공사 현장에 한국노총 조합원을 채용하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공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막아주고, 공사도 기한 내에 끝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수용하기 힘든 조건이다. 현장엔 이미 A사와 계약을 맺은 근로자 수 십 명이 일하고 있어서다. A사 관계자는 “지반 공사를 마무리할 즈음 노조 관계자들이 찾아와 기존 인력을 빼고 자기 조합원을 채용하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한국노총이 A사에 제시한 타워크레인 기사 표준계약서. /사진제공=독자
한국노총이 A사에 제시한 타워크레인 기사 표준계약서. /사진제공=독자

“월급 530만원, 특근 30만원” 노조가 건낸 ‘표준계약서’ 보니━노조는 건설사에 자체적으로 만든 ‘표준계약서’를 제시했다. 피고용자 스스로 책정한 월급을 고용자에 사실상 통보한 것이다.파워볼게임

A사가 한국노총 관계자로부터 전달받은 계약서엔 타워크레인 조종사 직군의 ‘표준 월급’이 명시돼 있다.

기본급 475만원에 교통비 20만원, 체력단련비 10만원, 위험수당 15만원, 면허수당 10만원 등을 더해 530만원의 급여가 책정됐다.

노조가 제시한 ‘1일 8시간(평일 오전 7시~오후 4시, 토요일 오전 7시~오후 3시)’ 기본근무에만 적용하는 급여 수준이다. 이외 추가 근무시 시간당 7만원을 더 지급해야 한다. 법정공휴일 특근 수당은 일일 30만원이다. 급여는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뒤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조건도 붙었다.

자금 여력이 녹록지 않은 중소건설사에겐 큰 부담이다. A사 관계자는 “하루 1~2시간씩 한 달에 50시간만 더 일해도 35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란 의미”라며 “실제로는 1인당 월 800만원대 급여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노조 측은 이런 교섭 방식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분과 수도권지부 관계자는 “임금 수준은 다른 노조보다 낮고, 교섭 방식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건설사에 건낸 표준계약서 형식과 내용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관계부처로부터 공인된 형식인지에 대해선 별도로 답하지 않았다.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수도권지부 조합원들이 2020년 3월 2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폭력 민주노총 건설노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수도권지부 조합원들이 2020년 3월 2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폭력 민주노총 건설노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요구 거절한 건설사 ‘길들이기’..행정민원, 시위, 고발 진행━채용 제안을 거절하면 노조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인다. 행정기관에 각종 민원을 넣거나 진입로 등 공사 진행에 중요한 지점을 집회 장소로 신고한 뒤 시위를 하면서 공사를 방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위법행위가 발생한다.파워볼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집회 활동이 금지되면서 현장 시위는 다소 줄었지만, 다른 방식을 통한 ‘건설사 길들이기’는 더 심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외국인근로자를 불법 채용했다”, “안전난간망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 등의 거짓 정보로 관계기관에 고발하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로 노조 측은 채용 제안을 거부한 A사 현장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 30여 개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강원도시공사로부터 소규모 건물 공사를 수주한 B사 대표는 노조 채용 제안을 거부하자, “현장에 이동식 컨테이너 등 불법시설을 만들었다”며 검찰에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조합원을 채용해도 보수를 더 받기 위해 고의적인 태업으로 공기를 지연시킨 경우도 많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경기도 수원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타워크레인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제공=뉴스1
경기도 수원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타워크레인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일감 부족이 원인”…대형건설사 현장은 ‘나눠먹기’ 관행━이런 ‘구태’가 중소건설사 현장까지 번진 이유는 건설업 경기침체로 일감이 부족한 현상과 맞물려 있다.

대형 공사현장이 줄어들면서 일을 쉬는 조합원이 많아지자 공사 규모가 작은 현장까지 찾아가 채용을 강권한다는 얘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을 10개 가동하는 공사현장을 가정하면 그동안 노조 간 갈등을 막기 위해 한국노총 4대, 민주노총 4대, 비노조 2대 등 비슷한 비율로 일감을 분배했다”며 “한 번에 많은 조합원이 일할 수 있는 현장이 줄다 보니 중소건설사 소규모 공사장까지 채용 요구가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엔 올해보다 건설사 국내 착공 물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데 이렇게 되면 공사현장에서 노조와 업체 갈등은 물론 일감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노 갈등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서울시·송파구에 수차례 철회 요청했지만 외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송파구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관통하는 6차선 규모의 도로 수립 계획이 지역 주민 모르게 추진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문정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이 송파구의 공람을 거쳐 서울시의 고시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여기에는 한 아파트단지를 관통하는 도로 건설 계획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이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그동안 문정지구단위계획안이 공람되면서 “단지 내부에 차량 통과 위주의 관통 도로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철회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서울시와 송파구가 이를 외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파구는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수정안을 고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정지구단위계획구역과 계획결정안은 지난 2018년 처음 공고된 뒤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

yooss@news1.kr

사스에서 나타난 ADE 현상 가능성 제기..안전성 확보해야
“임상참여자 2~3년간 추적조사 해야”..시판 후 연구 필수

[서울=뉴시스]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온라인 개최 모습
[서울=뉴시스]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온라인 개최 모습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안전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백신으로 생긴 항체가 오히려 몸 속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 현상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8일 ‘2020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최근 러시아가 백신을 임상 3상 자료 없이 허가했는데 안전성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통상 10년의 개발 기간을 코로나 백신은 10개월로 줄여야 하는 특수 상황이다.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건 무조건 안전성”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철저한 안전성 검증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사후 추적관리와 모니터링은 필수다.

그는 “3만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중증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허가 후 실제로 1억명에 투여했을 때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며 “백신 안전성을 투명하게 모니터링하고 매순간 일반 국민에 공개해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성이 담보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1976년 미국에서 서둘러 스와인 플루 백신을 만들어 접종했는데 사망자들이 발생하면서 대혼란이 생겼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항체가 바이러스를 더 끌어서 세포 내 침식하게 해 질환 및 폐렴 증상을 악화하는 ADE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개발한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의 경우 2017년 시판 후 ADE 문제로 사용이 중단됐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 백신 개발 과정에서도 ADE 문제가 나타났다. 코로나19와 사스는 병원체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백신이 ADE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김 교수는 “아직 코로나19에선 ADE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스와 코로나19는 사촌지간이라 코로나19 백신에서도 AD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문제는 백신접종 후에는 증상이 나타나도 ADE로 인한 것인지 알기 힘들다. 이를 막기 위해 RBM만 항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선두그룹에서 개발 중인 백신도 안전성·유효성 문제가 나타나면 바로 탈락할 수 있다”며 “철저한 절차로 안전성이 검증됐을 때 백신은 희망이 된다”고 말했다.

국제백신연구소 김제롬 사무총장 역시 “코로나 백신엔 수년 간의 안전성 데이터가 없다”며 “따라서 임상 참여자들에 대해 접종 후 2~3년간 안전성을 추적해야 한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부작용 보고를 강화해서 장기 안전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신진호 박사는 “환자 안전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선 시판 후 추적조사가 중요하다. 임산부·영유아·노인 등을 대상으로 시판 후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주말부터 최고기온 30도 이하..다음주 20도 전후 뚝
9월은 평년보다 다소 덥고, 11월엔 기온 큰폭 떨어져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8일 오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하늘이 맑고 푸르다. 2020.9.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8일 오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하늘이 맑고 푸르다. 2020.9.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기나긴 장마와 태풍, 폭염이 지나 기온이 떨어지면서 전국이 점차 맑고 선선한 초가을 날씨로 접어들 전망이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주(14일~20일) 전국의 평균기온은 20도 내외를 보이며 한동안 이어졌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점차 가을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기온은 차차 낮아져 9월 넷째주에 18.8도, 추석 연휴가 이어지는 10월 첫주에 17.4도, 10월 둘째주에 16.1도까지 낮아지겠다.

당장 이번주 주말인 12일과 13일 대구 등 일부 남부내륙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대부분 낮 최고 기온이 27도 이하에 머물겠다.

통상적으로 9월부터 11월 사이를 가을이라고 부르지만 기후학적으로 ‘가을의 시작’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유지되는 첫날을 말한다. 이때 일 평균기온은 하루 동안 측정한 기온을 말하는 것이 아닌 10년 이상 평균된 일평균기온을 9일 이동평균해서 계산한다.

이런 이유로 가을의 시작은 당일 평균 기온으로만을 알 수 없으며 시간이 통계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해당수치는) 장기적인 기후통계를 내는 데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를 두고 ‘올해는 가을의 시작이 언제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상청은 통상적으로 가을로 분류하는 9월~11월 사이 기온이 평년(14.1도)과 비슷한 수준이겠지만 9월(20.1~20.9)에는 평년보다 다소 무덥겠으며 11월에는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기상청은 가을 내 한두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겠다고 밝혔다. 9월 발생해 올해 첫 가을 태풍으로 기록된 제10호 태풍 ‘하이선’에 이어 또 하나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한편, 가을의 상징인 ‘단풍’은 이달말쯤부터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예보 업체 ‘153웨더’는 올해 첫 단풍은 9월30일 설악산부터 시작해 중부지방은 다음달 11일~18일 남부지방은 15~27일쯤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년보다 3~5일가량 늦은 시점이다.

산의 80%에 단풍이 드는 절정 시기도 평년보다 3~6일 정도 늦어져 설악산, 중북부 지방은 다음달 28일 전후, 남부지방은 29일부터 11월13일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potgus@news1.kr


[편집자 주 : 지난 7월, 제주시청 앞 작은 광장인 어울림마당에서 지적장애인들을 때리고 감금한 사건이 경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 절반 이상이 지적장애인이었는데,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서 수차례 반복된 지적장애인 간의 범죄가 과연 당사자들 만의 문제였을까. 탐사K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지난 몇 주간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주변인들을 만나 그동안 우리가 외면해온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삶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한라산에 묻어버리겠다.”

한 지적장애남성이 또 다른 지적장애남성에게 한 말입니다. 조폭 행세를 하며 집단 폭행을 일삼고 돈까지 갈취했는데, 피해자는 5명, 가해자는 11명에 달합니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 역시 지적장애 또는 경계성 지적장애가 있었는데, 대부분이 20대 초반이었습니다.

경찰이 이들의 범행을 알게 된 건 올해 초쯤. 한 지적장애인이 상담 과정에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대한 공포심을 털어놓으면서 ‘사건’이 있음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탐문 수사 결과, 조폭 행세를 한 가해자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에게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무차별 폭행하고, 4시간가량 차 안에 감금했습니다. 밤에는 한라산 공동묘지 인근에 데려가 “묻어버리겠다”고 하거나, 휴대전화를 빼앗아 “신고하면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파악된 범행 기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7월까지. 반년 넘게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지적장애인 간의 범죄가 과연 당사자들 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탐사K 취재는 이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 추가 피해 또 나와…”3년 전 성폭행 피해 신고 못 해”


가해자 11명 중 5명이 구속되면서 한산해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지적장애인들을 괴롭히던 무리가 사라졌지만, 남겨진 피해자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해 사실이 세상에 드러난 지 한 달쯤 지나 피해자 중 한 명인 수민 씨(가명. 여성)를 만났습니다. 경계성 장애가 있는 수민 씨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만난 다른 지적장애남성에게 돈을 빼앗기고 성추행 피해까지 당했던 일을 털어놨습니다.

수민 씨는 “오빠가 손목을 잡아끌더니 만지고 억지로 키스하고 그랬다”며 “그 일이 있고 나서 수면제를 먹어도 자꾸 그때 일이 떠오르니까 잠을 자꾸 설치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잔뜩 주눅이 든 표정으로 어깨를 움츠린 채 말을 이어가는 수민 씨.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인 2017년, 지적장애남성 2명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고도 신고를 못 했다는 얘기도 꺼냈습니다.

수민 씨는 “오빠네 집, 아니면 빈 건물로 데려가서 나를 성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아서 신고도 못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도 모르는 것뿐이지 이런 일이 늘 일어났다”고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지인의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은지 씨(가명)는 “‘휴대폰 배터리 없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집에 갔는데 성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동생들에게 들었다”면서 과거 수민 씨 외에 다른 피해자들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수민 씨 가족은 타들어 가는 속내를 밝혔습니다. 수민 씨 어머니는 “부모가 24시간 붙어있을 수도 없는데, 장애가 있는 딸을 혼자 두기에 세상이 너무 위험하다”며 “속상하기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는데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 “그곳에 가면 대화할 사람이 있으니까…”


수년간 이어진 피해에도 어울림마당에 발길을 끊지 못한 이유는 뭘까.

수민 씨는 ‘외로움’을 꼽았습니다. 수민 씨는 “나는 친구가 없다”며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그동안 넘겼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 당사자들을 주변에서 지켜본 철수 씨도 수민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같은 지적장애가 있는 철수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울릴 사람이 저 사람들(가해자)밖에 없기 때문에 피해를 당해도 자꾸 시청 어울림마당에 나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취재 결과, 지적장애인이 다른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김남고 제주지적장애인복지협회 사무국장은 “협회 이용자분들이 가끔 피해 사실을 우리 쪽으로 말씀해주셨다”며 “예전에 직접 시청에 가서 말려도 봤지만, 양지로 끌어내기 힘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

홍부경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은 “이게 사실은 1~2년 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상담받으러 온 지적장애여성들에게 왜 거기(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가는지 물어봤더니 그곳에 가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교회 모임이나 SNS로 알게 돼 평일 저녁이나 주말마다 시청 어울림마당을 찾은 지적장애인들. 하지만 인지 능력이 부족한 이들을 노리는 범죄의 손길에 붙들려 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 “돈 받고 남자 소개…성관계까지”, “억지로 혼인신고”


해 질 무렵, 노숙자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만난 민서 씨(가명)도 취재진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민서 씨는 다른 지적장애여성이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자신을 소개해 줬는데, 남성들은 하나같이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서 씨는 “지난 5월에 아는 언니가 채팅으로 알게 된 남자를 나한테 소개해줬다”며 “언니가 남자한테 막 소개비 5만 원을 받았지만, 나는 남자에게 받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민서 씨는 이어 “비디오방 가서 성관계를 하고,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하면서 화장실에서 또 성관계를 했다”면서 “하기 싫었는데 기분이 나빴다. 사귀지도 않을 거면서 성관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또 다른 지적장애여성도 성매매 피해를 당할 뻔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민서 씨와 같은 지인으로부터 남자 소개를 권유받은 지영 씨(가명)는 “조건만남 하는 것 같아서 안 하겠다고 하니까 ‘너는 남자친구도 없는데 왜 안 하느냐’고 하면서 막 협박하고 XXX이라고 욕까지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심지어 지적장애남성의 강요에 의해 혼인신고를 올린 사례도 있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은지 씨(가명)는 “000 오빠가 혼인신고하고 싶다고 해서 무서워서 억지로 했다”며 “이후에 지긋지긋하게 성관계를 하고 수차례 폭행까지 당했다”고 아픈 기억을 꺼내놨습니다.

비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이어가던 은지 씨는 가족의 도움으로 악몽 같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 드러난 범죄 ‘빙산의 일각’…”지적장애인 선택 폭 넓히기 위한 고민 필요”


폭력과 갈취, 성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지적장애인들, 문제는 드러난 피해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권오상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은 “장기간에 걸쳐 피해를 당하면서도 신고나 직접적인 조치를 스스로 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서 은폐되고 장기화됐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수면 아래 범죄가 더 많을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경찰 수사로 가해자 일부가 처벌을 받게 됐지만, 피해자들이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는 이유입니다. 어렵게 성폭행 피해를 털어놓은 수민 씨는 “이게 방송에 나가서 피해자들이 좀 줄었으면 좋겠다”면서 “그저 마음 편히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바랐습니다.

하지만 지적장애인들을 지켜줄 사회 안전망은 여전히 취약해 또다시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홍부경 제주장애여성상담소장은 “중요한 건 그분(지적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없다는 것”이라며 “지적장애인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활동할 수 있는, 자기가 경험해볼 수 있는 영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던 그들만의 세상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게 된 지적장애인들. 다음 편에서는 지적장애인 가해자들의 범행이 왜 반복될 수밖에 없었는지 짚어봅니다.

[연관기사] [탐사K] 우리가 외면해온 지적장애① “범죄에 무방비 노출…가해자도 지적장애인”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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